미국 대선 후보 2차 TV토론회가 16일 밤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호프스트대학에서 CNN방송 기자 캔디 크롤리의 진행으로 90분간 열린다. 토론회가 대선 변수로 등장하자 후보들은 2, 3일씩 유세를 중단한 채 토론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1차 토론에서 완패한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버지니아주 윌리암스버그의 고급 리조트 킹스밀에서 이틀째 절치부심하고 있다. 오바마 선거캠프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롬니를 밀어붙일 예정이다. 롬니가 부인한 부자감세, 47% 발언, 낙태 등에 대한 말 바꾸기가 대상이다. 롬니는 정치적 고향인 매사추세츠주의 자택으로 돌아와 이틀 일정으로 토론 준비에 들어갔다. 리비아 사태를 비롯한 오바마 외교, 경제실정 등을 반격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 토론은 1차 때 오바마가 경험했듯 한 사람이 잘못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이날 오바마는 "잘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고, 선거캠프를 이끄는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판세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오바마는 토론 준비팀에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을 합류시키고, 여성 선거참모 애니타 던에게 토론 진행자 크롤리 역을, 존 케리 상원의원은 롬니 역을 맡겨 모의 토론도 진행했다. 오바마 측은 1차 때 여론 영향력이 큰 사이버 대전에서도 패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나 2차 토론회는 후보가 방청객 질문에 답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돼 토론 실력 외에 연기력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1992년 첫 타운홀 미팅 토론회에서 공화당 조지 H 부시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시계를 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는 그가 토론이 빨리 끝나길 바라거나 지루해 하는 모습으로 해석되면서 타격을 입었고, 결국 낙선했다.
그 동안 오바마에게 유리했던 선거판세는 최근 롬니의 반등세로 안개 속에 빠져 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갤럽과 라스무센 발표에 따르면 롬니 지지율은 각각 49%로 오바마의 47%를 앞질렀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공동조사에서는 오바마 49%, 롬니 47%로 정반대로 나왔다. 선거분석가인 네이트 실버는 오바마 승리가능성을 10월 초 87.1%에서 63.3%로, 롬니 당선 가능성은 12.9%에서 36.7%로 조정했다.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면 승리하는 대선에서 오바마는 237~255명을, 롬니는 191~206명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지지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선거인단은 77~110명 수준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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