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리비아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으로 숨진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의 아버지가 아들의 죽음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미국 정치권에 공개 요구했다. 스티븐스 대사의 아버지인 변호사 잰 스티븐스(77)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뉴스 인터뷰에서 "아들의 사망 사건을 선거운동의 사안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혐오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원인 잰은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 편향성에 따른 것이라는 오인을 받지 않으려는 듯 공화당을 조심스럽게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뭐라 말하고 다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면서도 "유족의 입장은 아들의 죽음이 정치 문제가 되면 정말 안타깝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잰은 "당원 자격의 정치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며 "11월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지도 말하지 않겠다"며 끝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잰은 "영사관 피습 관련 조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치인들은 섣부른 비난과 판단을 할 것이 아니라 공식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습 며칠 전 아들과 마지막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며 "아들은 리비아 새 정부에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미국의 인터넷 언론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영사관 피습 당시 스티븐스 대사와 함께 숨진 전 네이비 실 요원 글렌 도허티의 어머니 바버라 도허티도 같은 문제를 지난 주 이미 롬니 측에 제기했다"며 "롬니의 작전이 예상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