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온라임 게임시간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때문에 한 10대 프로게이머가 국제대회를 못 치를 뻔한 촌극이 벌어졌다.
15일 프로게임구단 스타테일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1시50분 이 구단 소속 이모(15)군은 프랑스 프로게임대회 '아이언스퀴드'에 참가해 예선전을 치르다 경기 시작 5분만에 게임을 중단했다.
이유는 바로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선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한 셧다운제 때문. 청소년들의 심야 게임중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다. 이군은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자정과 동시에 접속이 끊어질 것을 우려해 경기를 멈추고 주최측에 연락, 다시 로그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행히 주최측의 배려로 이군은 어머니의 아이디로 재접속 뒤 경기를 이어갔다.
결과는 당황스런 상황을 겪으며 제 컨디션을 잃어버린 이군의 패배. 다행히 평소 성적이 좋아 시드배정을 받은 탓에 본선진출에는 문제가 없지만, 업계에선 "획일적 셧다운제의 맹점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야간경기가 빈번한 국제대회 출전 청소년 선수들에게 일반적인 셧다운제 기준을 적용하면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일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게 마련이다. 최근 국제대회들이 ▦10대 선수가 많고 ▦셧다운제가 시행중인 국내 사정을 감안해 한국선수들의 경우에는 오후에 경기를 치르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어머니의 아이디로 다시 로그인한 이군의 사례에서 보듯, 성인 친지의 아이디를 쓰면 셧다운제는 얼마든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셧다운제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획일적 적용에 따른 문제점은 물론 허점도 많은 게 사실"이라며 "제도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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