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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liteness Markers (정중한 표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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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oliteness Markers (정중한 표현법)

입력
2012.10.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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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정중한 표현법'은 다른 언어와 다르다. 가령 폴란드나 러시아어에서는 정중하게 말하기 위해서 명령형(30~45%)와 질문형(55~70%)를 혼용하고 영어에서는 명령형(5%)와 질문형(95%)를 사용하며, 독일어는 명령형(15%)와 질문형(85%)를 사용한다. 같은 계통의 게르만 언어인 영어와 독일어에서는 질문을 통한 정중함이 돋보인다. 따라서 영어에서는 '돈을 좀 빌려달라'는 의미로 말할 때에도 'Will you lend me some money?', 'Can I borrow some money from you?', 'Would it be ok if I borrowed your money?'등의 스타일이 많고, 러시아어나 폴란드 등의 슬라빅 언어에서는 'Lend me some money', 'Lend me some money for a few days', 'I'd have to borrow some money'등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즉 나라마다 문화마다 정중함의 표현법은 달라질 수 있다.

정중한 대화법 중에는 정치나 종교 주제를 꺼내지 않는 것도 포함된다. 상대가 불편해할 수 있는 내용은 아예 언급하지 않는 것이 매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내기 위해서는 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You know, yesterday I noticed many people here wear sunglasses', 'Did you happen to see the movie ABC?'등과 같은 질문은 무난하게 묻고 답할 수 있는 내용이다. 또 다른 방법 중에는 상대방도 재미있게 반응할 수 있는 소재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있다. 어느 미국인은 한국인 친구에게 'Is it true that Koreans can't eat a meal without Kimchi?'라고 묻는다. 이러한 질문에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한 두 마디 거들 수 있다.

같은 말이라도 단언하는 것 보다는 완곡하고 우회적인 표현법이 더 정중하다. 'It's hot here'보다는 'I'll say it's hot'의 표현이 더 정중한 이유는 후자의 문장이 단정하지 않고 상대방 의견에 대한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Give me a non-smoking seat please'보다는 'I'd like a non-smoking seat'이 훨씬 정중한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Would you~'로 묻고 'please'를 덧붙여서 'Would you tell me your name, please?'라고 말해도 'May I have your name, please?'가 더 정중한 것도 이와 같은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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