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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0월 15일] 센스 있는 당신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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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0월 15일] 센스 있는 당신들이여

입력
2012.10.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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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당신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물음에 센스 있는 여자요, 라고 답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순간 옳거니, 무릎을 쳤다. 실은 그게 눈높이의 지존이다 싶었다. 생각해보라. 센스가 무엇인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감각이나 판단력을 뜻하지 않는가.

감각이나 눈치나 사리분별력이 분명한 이라면 설사 이목구비가 예쁘지 않다 해도 개성 있게 자신을 표현할 줄 알 것이며 설사 할 말이 앞선다 해도 참아야 하는 말의 귀함을 알아 조커처럼 유머를 히든카드로 쓸 줄 아는데다 설사 공부가 모자란다 해도 특유의 솔직함으로 제 아는 것과 제 모르는 것의 균형을 맞출 줄 알 것이니 이는 어쩌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의 전형이 아닐까 했다.

그리하여 누군가 내 이상형을 물으면 센스 있는 사람이요, 라고 할 요량으로 대권 후보로 나온 이들의 면면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 중이다. 사실 눈 한 번 마주친 적 없이 사람을 안다고 말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더불어 눈 한 번 마주친 것으로 그들을 안다고 말하는 여론이란 얼마나 편협하기 쉬운가.

결국 믿는 도끼는 오롯이 내가 깎고 내가 갈고 내가 정성 들여 손때를 묻힌 내 센스에 의해 완성될 것이니 오늘부터 공부를 좀 해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머리 자르고 꼬리 자르고 댕강 몸통만 놓인 생선을 이름도 모른 채 뼈 발라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일단 오늘까지의 우리 역사를 읽는다. 65일 남았다.

김민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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