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 슈지(吉良州司) 일본 외무성 차관이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단독제소 유보 가능성을 내비쳤다.
기라 차관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으로 단독제소가 좋을지, 제소 타이밍은 어떻게 할지를 지금부터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측 반응에 따라 단독제소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일본 정부가 ICJ 단독제소 카드를 꺼내든 이후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은 처음이다.
기라 차관의 발언은 10일 도쿄에서 한일 재무장관들이 만나 경제협력을 지속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고, 이달 초 양국에서 열린 한일 축제 한마당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는 등 각종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확전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1965년 한일기본조약의 독도관련 문서 39건을 공개하라는 일본 법원이 판결이 나자 일본이 단독제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장관은 "담담하게 단독제소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한국측의 대응을 주시하는 부분도 있다"며 제소 유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정부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며 단독제소 유보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편 래리 닉스 전 미 의회조사국 선임연구원은 11일 미국 한미문제연구소가 개최한 '한반도 문제 및 미국 국가안보' 심포지엄에서 "한국 정부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져간다면 이길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겠다"며 "한국측이 제시한 역사적 근거가 더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독도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국측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여왔지만, 일부 미국인은 한국 정부와 정치권, 이익집단이 이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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