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최동렬)는 12일 수천억원대의 고객 예금을 유용하고 부실 대출을 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로 구속 기소된 유동천(72) 제일저축은행 회장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유동국(52) 전 전무는 징역 10년, 이용준(53) 은행장은 징역 5년, 장준호(59) 전무는 징역 4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제일저축은행의 부실 대출은 기록을 검토해도 얼마가 들어가고 나왔는지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난맥상을 보여줬고, 직원들도 임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일상적으로 전산자료를 조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표 한 장으로 몇억원씩 카트로 담아서 유용하는 등 불가침의 영역인 고객 예금을 임의로 사용, 금융기관으로서 상상도 하기 어려운 범죄를 저질러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유 회장 등은 지난해 10월 고객 1만1,600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247억여원의 대출을 받은 뒤 자신들이 갚아야 할 대출금을 변제하고, 회사 돈을 빼돌려 유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또 이날 불구속 상태였던 조용문(54) 파랑새저축은행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하고, 손명환(52) 전 은행장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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