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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3일] 남의 잔치 노벨상, 우린 기대도 노력도 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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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월 13일] 남의 잔치 노벨상, 우린 기대도 노력도 접었나

입력
2012.10.1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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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우리는 노벨상 수상을 남의 잔치로 구경만 했다. 이웃 일본에서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생리의학상, 중국 작가 모옌의 문학상 수상이 부럽다. 일본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벌써 16번째 수상자를 냈고, 중국도 2000년 프랑스 국적의 가오싱젠을 포함하면 두 번째 문학상으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씁쓸한 것은 그들의 연구분야나 문학세계가 우리가 엄두도 못 낼 아득하고 낯선 대상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야마나카 교수의 줄기세포 개발과 응용은 한때 우리도 국민적 관심과 의욕을 보였던 분야다. 중국 역사와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민중의 삶을 그려낸 모옌의 소설들도 대부분 우리에게 익숙하다.

노벨상 수상이 학문과 문학에서 최고이자 전부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업적을 인정받는 일임은 분명하다. 노벨상이 개인의 명예를 넘어 국가의 자부심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초과학은 하루아침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 오랜 기간 묵묵한 연구와 꾸준한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본이 기초과학분야의 잇따른 수상도 축적된 연구시간과 투자의 결과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작가와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수준높은 문학적 토양부터 착실하게 쌓아야 한다. 해마다 노벨 문학상 발표가 다가오면 우리 스스로 가능성도 없는 작가 이름을 들먹이며 흥분하다, 수상에 실패하면 체계적인 해외 홍보 부족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우리 문학의 세계화 작업도 해외 번역ㆍ출판이 28개 언어권, 550여건에 이를 만큼 활발해졌다. 이를 위한 한국문학번역원의 1년 예산도 50억 원으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우리 문학의 해외홍보에 열을 올리고, 많은 작가들의 시와 소설을 번역, 출판한다 해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문학적 독창성과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 꾸준히 나오지 않으면 한국문학의 노벨상 수상은 꿈으로만 끝난다. 모옌의 대표작 이 1988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장이모 감독 의 원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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