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전날에 이어 11일에도 야권 후보 단일화 전쟁에 직접 뛰어들어 설전을 벌였다. 양 측은 민주당이 제기한 '정당후보론'과 안 후보의 '무소속 대통령 가능론'을 둘러싸고 뜨거운 공방을 펼쳤다.
안 후보는 이날 청주교대 초청 강연에서 문 후보 측의 '정당후보론'에 대해 "지금 와서 정당후보론을 꺼내는 게 참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정면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런 논리라면 항상 다수당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지난 10년 간 국민들이 대통령이 다수당 (소속이) 되도록 여대야소를 만들어줬더니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같은 당 안에서 서로 손가락질하고 대통령에게 탈당하라고 하고, 스스로 대통령을 무소속으로 만들죠"라며 "그렇게 만든 건 사실 다 정당 책임인데 정당이 어떤 책임을 졌느냐"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물론 저도 무소속 대통령이 좋다고 생각 안 한다. 정당에 소속 되는 게 좋겠죠"라면서도 "정당 스스로 쇄신해서 국민이 '달라졌구나'라고 생각한다면 제가 가만히 있어도 국민이 '빨리 당에 들어가라. 단일화하라'고 하지 않겠느냐.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국민이 식상한 정당후보론을 문 후보 측이 내세우는 모습이 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후보는 추석 이후 캠페인을 통해서도 확장성이나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안 후보의 상대적 경쟁력 우위를 주장했다.
반면 문 후보는 안 후보의 비판에 대해 "아유 정말, 그렇게 험한 말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신계륜 특보단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무소속 대통령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며 "정당의 순기능과 역기능 둘 다 현실 속에서 생기는 것이며 이에 대한 온당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단일화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장벽 같은 것이 있고, 장벽보다 훨씬 크고 아주 무거운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러나 단일화는 후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만드는 것으로, 정권교체 열망이 클수록 단일화는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보단장도 "대한민국의 정치학자 중 그 말(무소속 대통령이 가능하다는 말)에 동의할 사람은 한명도 없을 것"이라며 "'안철수 바람'은 불신을 받고 있는 기성정당이 거듭나라는 것이지 무소속이 낫다는 민심의 표현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은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각자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를 하면서 서로 상대방 약점을 부각시키는 신경전을 당분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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