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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0월 12일] 코스트코의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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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0월 12일] 코스트코의 배짱

입력
2012.10.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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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COSTCO)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 주변지역에는 코스트코 매장이 많다. 통상 한국인 유학생이나 연수생들이 이들 매장을 처음 이용할 때 몇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한다. 우선 회원카드를 구입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대형유통 매장과는 차이가 있다. 두 번째로 상품의 질이 상당히 좋은데도 가격은 다른 어떤 매장과 비교해도 싸다는 것에 놀란다. 더욱이 일단 상품을 구입해 사용한 뒤에도 쉽게 반품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TV나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 반품을 하면 종업원들이 "왜 반품을 하느냐"고 물어본다. 하지만 "I don't like it(마음에 안 든다)"이라고 대답하면 그만이다.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2년 가까이 사용한 TV도 영수증만 가져가면 같은 가격의 TV나 상품권, 현금 등으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인기 만점이다. 그래서 일부 악성 고객들은 전자제품을 구입해 실컷 쓴 뒤 적당한 시기에 반품해 현금으로 돌려받아 귀국하기도 한다. 코스트코가 악성 고객 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얘기도 있다.

■ 그런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유독 말썽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의무휴업일에 관한 조례를 어긴 채 지난달 9일과 29일에 정상영업을 하다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코스트코는 오는 14일에 다시 문을 열겠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는 양재점 등 3곳에 대해 공무원 합동점검반을 투입해 위생검사 등 '먼지 털기'에 나섰다. 과태료 부과에도 불구하고 꿈적도 하지 않는 코스트코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이다.

■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조항은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대형마트들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생존을 위해 이익을 조금 양보하면 된다. 세계 9개국에서 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인 코스트코가 한국의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하게 영업을 하는 것은 볼썽사납다. 이미 1990년대 말에 한국에 진출한 월마트와 까르푸가 정착을 못하고 철수한 경험이 있다. 코스트코가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면 이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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