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점포인 서울 강북의 롯데 본점과 강남 잠실점의 영향권에 있는 롯데백화점 건대스타시티점. 고객들을 양쪽에 뺏겨 매장이 한산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서울 동부권의 홍대거리라 불리는 건대거리 인근에 위치한 입지를 바탕으로 젊은 층을 공략, 차별화에 성공한 것. 지난달 중저가 패션 브랜드 '스마일마켓'을 유치한 게 대표적이다. 396㎡매장 규모에 DJ박스를 들여 전속 DJ와 인디밴드를 섭외해 공연을 하는데 젊은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롯데백화점 경기 김포공항점은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관광객을 고려해 매장을 꾸몄다. 지하 1층 에스컬레이터 상하선 옆에 198㎡규모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선글라스, 양산 등 전문 매장을 운영 중인데 동급 백화점에 비해 평당 효율이 2배나 높다. 또 1층 국제선 연결통로로 이어지는 이동동선을 따라 설화수, MCM 등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포진시켰다. 아직은 본점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중국인 고객도 꾸준히 늘어 국경절 기간 화장품 매출이 평소보다 30% 신장했다.
백화점들의 대형화, 복합몰화는 요즘의 대세다. 하지만 모든 점포를 그렇게 만들 수는 없는 일. 특히 초대형 점포의 상권과 중복되거나 외각에 자리해 있는 점포들은 지역 상권이나 특유의 개성을 살려 '강소점'으로 키우고 있다. 이른바 '투 트랙(Two track)전략'이다.
새로 문을 열거나 리뉴얼하는 외곽점포는 지역특화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3월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경기 평촌점은 유아나 아동 자녀를 둔 30~40대 중산층의 고객이 다른 점포보다 30% 더 많은 점을 고려해 2,380㎡의 대형 서점을 두었다. 하루 서점 방문객은 300명 안팎으로 고객 유입의 일등공신이다. 문화센터 강좌의 60%이상은 '영어 발레', '영어 태권도' 등 유아나 아동 고객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백화점 주변 2.5㎞ 안에 9개의 대학교가 있다. 그만큼 20~30대 젊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3일에는 대학생 댄스 동아리 20개 팀이 참가한 댄스대회를 개최했는데 관람고객만 1,500명이 넘었다. 또 취업생 입시 특강을 진행하는 한편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 이는 백화점이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닌 놀이문화 공간으로 인식해 즐겨 찾는 장소로 자리잡기 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패션과 유행을 따르는 만큼이나 지역의 유행에 동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상권의 광역화, 중복화 속에서 중소형점포나 외곽점포도 나름의 개성을 살려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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