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에 300만원을 넘게 지원해 주는 곳이 있을까. 대부업체 광고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일이 공기업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한국농어촌공사다.
10일 민주통합당 김우남 의원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해외농업개발사업 전문인력 양성 과정 교육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와 전화 인터뷰만으로 대상자를 결정했다. 이 교육은 해외농업개발 및 관련 투자사업을 계획 중인 산업체 임원이나 농업인, 농업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현지 훈련과정을 통해 투자실무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2009년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8억7,000여만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지원 대상자를 선발하는 과정과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점이다. 물론 해외 농업사업을 위한 ▦진출기반 적합성(40점) ▦전문성(30점) ▦진출의지(30점) 등의 지표가 있지만, 평가를 위한 세부 항목이 없는데다 이 모든 지표를 자기소개서와 전화 인터뷰만으로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지적이다.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선발된 교육생에게 작년에 지원된 금액은 1인당 360만원에 달한다.
성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교육을 이수한 98명 가운데 교육 취지에 맞는 해외농업개발사업 관련업무 종사자는 30명(30.6%)에 불과하다. 김 의원은 "선발 과정에서 세부평가기준을 세밀히 마련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며 교육생들에 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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