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사이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기싸움이 가열되는 한편으로 '권력 분담' 등 구체적인 역할 분담 방식까지 거론되고 있다. 양 측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름만 달리한 방법론이 양측에서 계속 거론되고 있어서 역할 분담 방식은 향후 단일화 협상에서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캠프 주변에서는 대통령이 통일ㆍ외교ㆍ국방 등 외치를 맡고 총리는 나머지 내치를 전담하는 권력 분담론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대통령과 총리가 부처를 나눠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우리 기존 법에서 보장된 권한의 범위는 아닌 것 같다"며 이런 관측을 부인했다. 그는 "안 후보는 에서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내각 추천권을 포함한) 총리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이날 대전 카이스트 초청 강연을 마치고 "포럼 내부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과정이며 전혀 결정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정치혁신 포럼 등에서 권력 분담론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방안은 없다는 뜻이다.
이런 방안은 문 후보가 제안한 공동 정부론이나 '책임 총리제'와 맥락이 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양측에서 거론되는 역할 분담론은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의 단일화 모델과도 유사하다.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DJ와 JP는 '대통령은 DJ, 국무총리는 JP'라는 공동 정부 구성과 내각제 개헌에 합의해 권력을 창출했다.
물론 역할 분담 협상이 순조롭지 않거나 이 같은 방안이 대선 전략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양측이 단순히 정책연합 수준에서 합의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공동 정부 등 역할 분담에 대한 약속 없이 '원샷 여론조사'로 단일화를 성사시킨 적이 있다. 하지만 두 후보 측은 단일화 이후 역할 분담 방안을 논의하다가 심한 갈등을 겪었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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