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세대는 없다. 서장훈(38∙KT)만이 홀로 유니폼을 입고 남았을 뿐 추승균(38) KCC 코치, 신기성(37∙은퇴) 등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이제 프로농구의 흥행과 성적은 모두 영건에 달렸다.
'빅 3' 오세근(25∙KGC인삼공사)과 김선형(24∙SK), 최진수(23∙오리온스)가 코트의 대세로 꼽힌다. 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데뷔 첫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오세근은 과감한 포스트 플레이, 김선형은 화려한 돌파 및 클러치 능력, 최진수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공격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는 '영건 효과'에 힘입어 역대 최초로 130만 관중 돌파 기록을 세웠다.
2년차를 맞는 '빅 3'는 현재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오른 발목이 좋지 않은 오세근은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오는 13일 동부와의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지만 오랜 시간 뛰기는 불가능하다. 오세근의 몸 상태 때문에 근심이 가득한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은 "세근이가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시즌 중반부터 승부를 걸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선형은 올 시즌 슈팅가드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바꿨다. 경기 조율을 책임지는 자리가 영 어색하지만 문경은 SK 감독과 선배 주희정의 조언에 따라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김선형은 "포지션 변경에 따라 책임감이 더 든다"고 했다. 그렇다고 팬들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플레이를 게을리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덩크슛은 물론 멋진 장면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5년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지난 시즌 국내 무대에 데뷔한 최진수는 올해 한결 여유를 찾았다. 리그 적응도 확실히 마쳤고, 든든한 지원군인 전태풍까지 만났다. 오리온스가 이번 시즌 다크호스로 꼽히는 이유도 최진수-전태풍 조합 때문이다.
이밖에 첫 선을 보이는 신인들도 기대를 모은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는 예년과 달리 두 차례 열렸다. 따라서 대학 졸업생과 졸업 예정자가 동시에 프로 무대를 밟는다. 1월 열린 1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힌 명지대 출신 포인트가드 김시래(모비스)는 양동근과 함께 막강 모비스의 앞선을 책임진다. 외모 또한 수려해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열린 2차 드래프트 1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중앙대 센터 장재석(203㎝) 역시 미래가 촉망되는 기대주다. 대학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한 탓에 체력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이에 전창진 KT 감독은 "충분한 휴식을 준 다음 2군부터 차근차근 올라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석이 1군에서 뛴다면 1차 드래프트 2순위 최부경(200㎝∙SK)과의 빅맨 대결도 흥미를 끌 전망이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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