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가 전 세계시장에서 700만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다. 도요타 안팎에선 2009년의 리콜 악몽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마저 감돌고 있다.
도요타는 10일 전 세계에서 743만대의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리콜은 지난 2009년과 2010년 도요타가 가속페달 결함으로 1,400만대에 달하는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도요타의 다치가와 조이치 대변인은 "파워 윈도우 스위치 결함에 따른 리콜 조치로 대상 차량은 모두 14개 모델"이라며 "이 결함으로 인한 사고보고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리콜 대상에는 코롤라, 캠리, 하이랜더 등 주력 모델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이 247만대로 가장 많고 이어 중국 140만대, 유럽 139만대, 일본 46만대이다. 중동은 49만대,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등 나머지 아시아 지역은 65만대 가량이 리콜된다. 한국은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2월부터 같은 종류의 파워 윈도우 스위치를 사용하는 도요타의 2006~2009년형 모델 차량들에 대해, 스위치 과열 시 화재발생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그간 이 스위치 문제로 도요타 차량에서 화재나 연기가 발생했다고 NHTSA에 신고된 사례가 총 32건에 이른다.
다만 NHTSA 조사 결과 우려했던 것과 다르게, 화재 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관계자는"NHTSA 공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운전석 파워 윈도우 스위치에 윤활유가 고르게 도포되지 않아 창문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 화재 발생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안전차원에서 리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요타측은 이번 리콜 조치가 2009년의 악몽으로 이어질 까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도요타는 당시 가속기 문제 등으로 전 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을 리콜 조치했고, 극단적 신뢰추락으로 이어지면서 2010년엔 세계 1위 자리를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에게 넘겨주기도 했다.
도요타는 리콜과 뒤이은 대지진, 부품기지인 태국홍수 등의 연속 악재에서 벗어나 이제 겨우 반격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 특히 올해부터는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공세에 나섰고, 그 결과 올 상반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무려 5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판매해 GM과 독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그런 터에 또다시 터진 대형 리콜은 도요타에 큰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 리콜과는 달리 안전상에 문제는 없다지만 그래도 리콜규모가 워낙 커 이미지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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