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방문한 피요르드(Fjord) 마드리드 지사에는 10여 명의 성인 남녀가 사무실 한쪽에 모여있었다. 이들은 스페인의 한 대형 은행에서 진행하는 '개인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선정된 은행 고객들로, 2, 3시간 동안 사무실에 모여 피요르드의 스태프와 대화하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개인 서비스에 대한 그림을 종이에 그렸다.
은행이 구상하는 개인 서비스와 고객이 생각하는 개인 서비스의 접점을 찾아가는 조사 분석 과정이다. 그곳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이가 있다. 고객들의 반응을 보며 개인 서비스의 형태를 어렴풋이 그려가고 있는 은행의 직원이다. "프로젝트를 의뢰한 클라이언트가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은 서비스디자인과 경영 컨설팅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피요르드 마드리드의 박지혜 서비스디자인 팀장의 설명이다. 헥토르 이바라 디자인 디렉터와 박 팀장에게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의 특징에 대해 물었다.
-서비스디자인의 특징 중 하나가 학제간의 원활한 교류다. 피요르드에는 어떤 이들이 일하고 있나.
"다양한 전문지식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다. 은행 프로젝트의 경우 테크놀로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가 상주한다. 디자이너들도 제품, 그래픽, 인터렉션 등 분야가 다양하며, 아동심리학자와 전문 리서치 연구원도 있다. 그리고 때에 따라 전문가를 추가로 투입한다. 서비스디자인 회사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30명 내외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장 좋은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피요르드 역시 전세계적으로 185명이 근무하지만 각 지사는 30명 내외다."
-서비스디자인은 경영 컨설팅과 무엇이 다른가.
"요즘에는 MBA(경영학 석사)과정에서도 '디자인 씽킹'을 배운다. 그만큼 경영 컨설팅에서도 디자이너의 참신한 사고방식과 접근법이 중요해졌다. 서비스디자인은 클라이언트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고객과 함께 경험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민간기업 외에 진행 중인 공공부문 프로젝트가 있나.
"EU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초기단계인데 헬스케어에 관련된 것이다. 하나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요를 통해 소아당뇨를 앓는 어린이를 돕는 것으로, 요요의 둥근 몸체 안에 먹어도 될 음식과 먹으면 안 될 음식을 O, X로 표시해 가려먹을 음식을 알려준다. 또 다른 하나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어야 하는 이들에게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는 팔찌를 구상 중이다."
공동기획 : 한국일보·한국디자인진흥원
마드리드=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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