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은 미국의 듀크대 메디컬센터 로버트 레프코위츠(69) 교수와 스탠퍼드대 의대 브라이언 코빌카(57) 교수 등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이들 두 사람이 세포가 외부 신호에 반응하도록 하는 '구아닌(G) 단백질 연결 수용체(G Protein Coupled ReceptorsㆍGPCR)'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세포가 외부 자극을 어떻게 감지하는 지가 미스터리였다. 과학자들은 아드레날린과 같은 호르몬 환경에 반응해 강력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은 알았지만 수용체가 정확히 무엇으로 구성됐고 어떻게 기능하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1968년 방사능을 사용해 세포의 수용체를 추적하기 시작했고, 아드레날린 수용체인 '베타-아드레날린'을 포함해 다수의 수용체를 발견했다.
노벨위원회는 "레프코위츠 교수 연구팀이 세포벽에서 수용체를 추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용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공동 수상자인 코빌카 교수는 1980년대에 수용체 연구부문에서 큰 성과를 이뤄냈다. 그는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로 암호화된 유전자를 거대한 유전체(게놈)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분리된 유전자를 분석해 수용체가 빛을 잡아내는 안구에 있는 수용체처럼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노벨위원회는 "코빌카 교수의 연구로 결국 모든 수용체 계열은 비슷하게 생겼고 유사한 방식으로 기능하는 것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1년 코빌카 교수는 베타-아드레날린 수용체가 호르몬에 의해 활성화돼 세포로 신호를 보내는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수용체가 바로 GPCR로 불리며 현재 모든 약품의 절반은 이 수용체를 통한 효과로 개발됐다.
권영근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는 "뇌와 심장, 폐 등의 세포막에 존재하며 외부의 생체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단백질인 GPCR이 뇌질환과 암,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규명됨에 따라 GPCR을 조절하는 신약 개발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레프코위츠 교수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컬럼비아대를 졸업하고, 1966년 컬럼비아대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국립보건원(NIH)을 거쳐 듀크대 의대 생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코빌카 교수는 1981년 예일대 의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스탠퍼드대 의대 분자ㆍ세포생리학 교수로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