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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끼리도 "협력이 곧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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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끼리도 "협력이 곧 생존"

입력
2012.09.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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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이길 수 없다면 그들과 함께 가라.(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

경쟁자를 제거하기 힘들 경우 차라리 협력을 통해 다가올 미래의 위협을 줄이라는 격언이다.

기업 제휴의 백미는 동종업체들 간에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 코트라 관계자는 "투자가 실패했을 때 시장지배력을 상실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온라인에 기반한 빠른 기술 변화 등이 경쟁업체끼리도 '협력이 곧 생존'이라는 인식을 갖게끔 만들었다"고 말했다.

동종 제휴 움직임은 일본 전자 업체들 사이에서 두드러진다. 일본 가전은 10년 전 만해도 품질과 시장점유율 면에서 압도적 우위를 자랑했으나 요즘은 한국 업체들에 확연히 밀리는 상황. '타도 한국'이란 공통 목표를 위해 일본의 대표하는 두 전자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이 지난 6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데, 투자 여력은 부족하다 보니 손을 잡게 된 것이다.

항공동맹은 동종 제휴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아시아나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에어라인 등이 소속된 '스타얼라이언스'는 1997년 5개 항공사로 출범한 이래 15년 만에 25개 회원사를 거느린 최대 항공동맹체로 성장했다. 대한항공 등 18개 항공사가 참여한 '스카이팀'도 연간 5억명 이상을 실어 나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항공동맹은 공급 과잉에 시달리던 항공업계가 마일리지 공유, 노선 분산을 통해 비용 낭비를 줄이고 각자의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한, 공생 발전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특정 시장을 공략할 목적으로 해당 국가의 기업과 짝짓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 유명 에어컨 업체 다이킨은 2009년 중국의 토종기업 거리와 합자공장을 설립, 설계ㆍ구매ㆍ생산을 아우르는 포괄적 제휴 기반을 마련했다. 세계 무대에선 거리와 경쟁하지만 최대 수요처로 떠오른 중국 내수시장을 뚫기 위해 선택한 고육책이었다.

자동차 업계는 기업간 이합집산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순혈주의만 고집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습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 BMW와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말부터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전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각각 강점을 가진 수소ㆍ연료전지(BMW) 부문과 하이브리드(도요타) 부문의 기술력이 합쳐질 경우 신개념 자동차를 탄생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대영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야를 막론하고 고급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산업 고도화에 대응하려면 기업간 합종연횡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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