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국제화전형(서강대), 다빈치형인재전형(중앙대), 네오르네상스전형(경희대), UOS포텐셜전형(서울시립대)…. 이름만으로는 학생들을 어떻게 선발하는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대입전형 유형들이다. 전형방식이 난수표처럼 복잡하다 보니 생기는 촌극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의 2013학년도 대입전형 가짓수가 3,186개라고 한다. 수시와 정시를 합친 대학별 평균 전형 수는 16개이며, 30개가 넘는 대학도 15개교에 달한다.
대입 전형 다양화는 대학의 학생 선발권과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시험성적에 따라 수험생들을 줄 세우는 획일적인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식으로 인재를 뽑으라는 취지에서 한때는 교육당국이 권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다양화가 지나치다 보니 지금은 그런 명분과 취지를 넘어서 부작용이 되레 커졌다. 그 배경에는 수험생들의 마구잡이 지원을 부추겨 경쟁률을 높이고, 짭짤한 전형료 수입까지 챙기려는 대학들의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다. 실제 최근 몇 년 사이 각 대학들은 전형 유형을 평균 2~3배 가량씩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미로 같은 복잡한 전형은 여러 부작용을 낳는다. 고교 진학담당 교사들조차 대학별 전형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입시상담을 하기 어렵다고 푸념이다. 교사들뿐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수십 만원의 상담료를 내며 울며 겨자 먹기로 사설학원을 찾고 있다. 그나마 대학들이 사회적인 비난 여론을 감안해 대입전형 통폐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게 다행이다. 각 대학은 수시모집 전형을 축소하고 비슷한 유형은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전형 방식을 더 단순화하고 간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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