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연휴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유통업체들은 막바지 추석선물세트 판매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설이나 추석 명절이 있는 달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건 역시 선물세트입니다. 올해는 특히 불황이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굴비나 햄 등 가공식품 등이 인기라고 하네요.
선물세트를 제외하고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뭘까요. 뜻밖에도 주방용품이라고 하는군요. 그 중에서도 그릇세트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비데가 가장 인기라고 합니다. 명절에 친척은 물론이고 손님맞이를 많이 해야 하는 주부들이 과시용, 접대용으로 이들 제품들을 찾기 때문입니다. 가구나 가전제품에 비해 비교적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어 명절 직전 구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실제 이마트가 23일 기준으로 올 1월과 9월 명절기간 판매된 압력솥, 프라이팬, 냄비 등 주방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연중 매출의 24%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그릇세트는 30%에 육박했는데요. 올해는 다른 주방용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그릇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월 이마트가 직소싱해 20개의 접시를 4만원대로 구성한 '영국 처칠 디너세트'는 6,600세트가 모두 판매돼 올 추석에 2차 판매에 들어갔구요. 영국 유명 스타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브랜드를 내건 5만원대'제이미 올리버 디너세트', 꽃문양으로 유명한 1만원대 '보타낙 플라워 커피잔 세트'등 가격이 저렴한 상품이 대세라고 합니다. 또 법랑냄비(221.3%), 수입식기(63.8%), 테이블소품(25.2%) 등도 잘 나간다고 하네요.
비데 판매도 1월(10.7%)과 9월(18.1%)에 몰리는 추세가 뚜렷한데, 정상가격에서 40%이상 할인하거나 렌탈 대신 일시불로 싸게 구입할 수 있는 10만~20만원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여성들의 치마는 짧아지고, 가방이나 옷 대신 립스틱을 구매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릇과 비데도 어쩌면 비용 대비 집안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주부들의 불황 속 명절맞이 지혜가 아닐까 싶네요.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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