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귀 1로 침입했을 때 처럼 알기 쉽게 넘겨주는 건 너무 싱겁다. 지금은 누구라도 일단 2로 차단하고 싶다. 3부터 11까지 피차 외길 수순으로 흑이 적잖은 실리를 챙기면서 안에서 깔끔하게 살았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백이 두터움을 이용해서 대가를 얻어낼 차례다. 김기용이 12, 14로 좌변 흑돌 전체를 은근히 위협하면서 상변 일대를 크게 집으로 만들려 하자 강지성이 즉각 17, 19로 적진 깊숙이 뛰어 들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너무 심했다. 21 때 22, 23을 교환한 다음 24가 좋은 수여서 28까지 너무나 간단하게 흑돌이 고스란히 잡혀 버렸다.
17로는 1을 선수해서 A로 넘어가는 뒷맛을 남긴 다음 3 정도로 둬서 외곽에서 천천히 삭감해 들어갔어야 했다. 그랬으면 사실 상변 백집도 별 게 아니다. 실전 진행은 괜히 흑이 먼저 손을 대서 잔뜩 보태준 셈이다. 이제는 백이 반면으로도 상당히 앞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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