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본격적인 대선 행보 2주차를 맞아 전통적인 지지층 공략을 시작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경쟁을 염두에 두고 '집토끼' 단속에 나선 것이다.
문 후보는 24일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비공개 대화에서 문 후보가 "민주당 중심으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자 이 여사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꼭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진선미 대변인이 밝혔다. 이 여사는 또 "정권교체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후보가 25일 도라산역을 방문해 6ㆍ15 및 10ㆍ4 공동선언 이행 의지를 피력하기로 한 것, 추석 전 호남 방문을 추진하는 것 등도 모두 전통적 지지층을 적극 껴안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는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발표된 인선에선 특히 특히 고(故) 김근태(GT) 상임고문 계열인 민평련 인사가 대거 중용됐다. 노영민(비서실장)ㆍ이인영(기획위원)ㆍ우원식(총무본부장)ㆍ진성준(대변인) 의원 등 진선미 대변인 외엔 전원 GT계다. 이날 인선에서도 친노 핵심 인사는 보이지 않았다.
참여정부 때부터 친노 진영과 대척점에 서 온 GT계의 전면 배치는 당내 화합과 민주적 정통성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일각에선 안 후보 측이 박선숙 전 의원 등 GT계 출신을 다수 기용하자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맞불'을 놓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비당권파 의원 20여명은 이날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어 당 쇄신을 거듭 촉구했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국민의정부 시절 동교동 가신그룹은 임명직 포기 선언을 했었다"며 친노 백의종군론을 주장했다. 광주 출신 김동철 의원은 "국민이 놀랄 만한 쇄신을 해내지 못하면 안 후보가 단일화를 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단일 후보 안철수'를 수용하겠다는 발상의 대전환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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