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서기의 오른팔이었다 돌연 미국 총영사관으로 정치 망명을 신청해 파문을 일으켰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에게 징역 15년형이 선고됐다.
쓰촨(四川)성 중급인민법원은 24일 직무유기 반역도주 직권남용 뇌물수수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왕 전 국장에게 유죄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왕은 보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영국인 닐 헤이우드를 독살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수사하지 않고 은폐하다 이후 이 문제로 보 일가와 갈등이 일자 청두(成都)의 미 영사관으로 도피해 망명을 신청한 혐의다. 왕은 또 공안국장 당시 불법 도청을 자행하고, 쉬밍(徐明) 다롄스더(大連實德)그룹 회장에게서 285만위안(약 5억원) 상당의 베이징 아파트 2채를 받는 등 305만위안 어치의 뇌물을 받았다. 왕은 18일 최후진술에서 "모든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나를 키워준 조직과 사회 각계, 지인들을 실망시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4가지 혐의로 기소된 그에게 징역 15년은 관대한 형이란 평가다. 중국에선 뇌물수수만으로 사형이 선고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왕이 '다른 범죄'의 증거를 제공하는 중대한 공을 세웠고, 망명 기도를 스스로 철회한 뒤 걸어 나와 자수한 점 등을 감경 사유로 설명했다. 다른 범죄는 구카이라이의 독살과 보 일가의 비리를 일컫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영사관에서 나와 중앙으로 압송된 왕은 조사과정에서 보 일가의 비리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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