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폰사와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벌이고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가 아라미드 섬유를 계속 생산ㆍ판매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법원이 코오롱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아라미드(군ㆍ경찰용 방탄복 등에 쓰이는 첨단소재) 섬유의 생산ㆍ판매 금지를 명령한 미국 1심 법원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항소법원(연방 제4순회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코오롱은 듀폰사와 아라미드 섬유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놓고 진행 중인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아라미드 섬유제품의 생산ㆍ 판매 활동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코오롱 관계자는 "미국 항소법원이 피고의 승소 가능성과 원고와 피고, 제3자가 입게 될 피해는 물론 공공의 이익 등을 두루 고려한 것 같다"며 "항소심이 끝날 때까지 생산ㆍ판매 금지 명령이 집행되지 못하도록 결정한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1심 법원인 버지니아 동부법원은 지난달 30일 듀폰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혐의를 인정해 코오롱 측에 헤라크론의 전 세계 생산ㆍ판매를 20년 간 금지하고 약 1조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코오롱은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려면 1년~1년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 코오롱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듀폰의 영업비밀임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1심에서 코오롱에 유리한 증거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점 등을 집중 부각시킬 계획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1심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명확한 법률적, 사실적 근거를 갖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