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다 폐암에 걸리면 유전자 변형이 더 심해 암세포가 항암제를 이겨내는 내성이 비흡연자보다 강해 치료가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서정선 교수와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 등은 200명의 폐선암 환자의 암세포 유전체를 RNA 수준에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냈다. 연구진의 논문은 유전체학 분야 학술지 <게놈 리서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게놈>
폐선암은 폐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으로, 연간 세계 폐암 발병자 161만명(사망 138만명)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선암은 암세포가 폐섬유의 선(腺) 형태로 진행하는 암으로 림프절은 물론 간, 뇌, 뼈 등으로 전이가 잘돼 예후가 좋지 않다.
연구진은 폐선암에 걸린 환자 200명의 암세포를 채취해 RNA 수준에서 유전자를 분석했다. 폐선암을 일으키는 세 가지 원인 유전자는 이미 밝혀졌지만 이는 전체 환자의 60%만을 차지해 나머지 40%의 발병 원인 유전자를 찾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서 교수는 "200명 중 87명의 암세포에서 유전자 변이 정보를 찾지 못해 이들 세포를 집중 분석했다"며 "모두 43종의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으며 이 중 암과 관련된 8종 외에 새로운 유전자 4종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진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암세포에서 발견한 차이에 주목했다. 흡연자의 암세포에서는 유전자 변형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견돼 그만큼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흡연자가 폐암에 걸리면 유전자 변형이 심해 항암치료를 받아도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며 "흡연은 폐암을 일으키기도 하고 항암제 내성도 키우는 만큼 금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보다 정확하게 알아냄으로써 개인별 암 맞춤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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