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일반 판매를 시작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5'에는 어떤 부품이 들어 있을까.
23일 외국의 유명 아이폰 전문사이트인 와 독일 아이폰 수리업체 가 전 세계 9개국에서 1차 출시된 아이폰5를 분해한 뒤 내부부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전제품인 아이폰4S와 비교할 때 전면적인 부품교체나 삼성전자 부품의 의도적 배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체가능한 부품의 경우 삼성전자 물량을 줄이려는 애플의 의지는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우선 애플은 이전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특별 주문했던 별 모양의 나사를 사용해 제품을 조립했다. 잡스는 다른 사람이 제품을 뜯어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때문에 아이폰는 '펜타로브'라고 불리는 5각형 별 모양의 전용 드라이버가 없으면 분해할 수 없도록 특별한 나사를 사용했다. 이는 아이폰5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아이폰5는 하단의 별 모양 나사 2개를 풀면 LCD화면을 쉽게 들어낼 수 있어, 그만큼 수리가 쉬워졌다. 과거엔 LCD와 본체의 분리가 어려워 LCD가 깨지면 아이폰을 통째로 바꾸거나 전문점에서 LCD를 교체해야 했는데, 아이폰5는 애플스토어에서도 LCD만 바로 교체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그러나 한국에는 애플스토어가 아직 개설되지 않아 현장수리는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두뇌'에 해당하는 응용프로세서(AP)는 A6칩이 사용됐다. 이 칩은 지금까지 설계는 애플이 맡고, 생산은 삼성전자가 담당하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도 이 방식은 그대로 유지됐다.
LCD와 더불어 부품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가 쓰였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아이폰4까지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주로 쓰이다 ▦직전 모델인 아이폰4S에선 SK하이닉스가 추가됐는데 ▦이번에 분해해본 아이폰5에는 SK하이닉스 제품이 쓰였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에도 삼성전자 도시바 SK하이닉스가 두루 쓰였지만 SK하이닉스 비중이 커지고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 아이폰5 두께를 7.6㎜로 줄이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얇은 LCD은 LG디스플레이에서 제공했다. LCD는 전부터 삼성전자 대신 LG디스플레이를 썼는데, 이번엔 일본 샤프와 저팬디스플레이도 LCD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통신칩 공급업체도 아이폰4S때와 동일하다. 중요한 3세대 및 LTE 통신칩(MDM9615M)은 퀄컴이 공급했다. 와이파이칩은 일본 무라다에서 제공했으며, 오디오변환칩은 애플 제품을 썼다. 용량이 늘어난 배터리는 일본 소니 제품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삼성과 파나소닉, 소니의 배터리를 두루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 불가능한 AP같은 핵심부품은 계속 삼성전자 제품을 쓰고 대신 대체가 가능한 낸드플래시나 배터리는 계속 삼성전자 물량을 줄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애플로선 어떤 형태로든 삼성전자 의존도를 줄이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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