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도 어법 문제를 가지고 서로 옥신각신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쇼핑몰의 계산대에서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나오며 'Thank you'라고 말한다. 그러자 점원이 'No problem'이라고 대답한다. 손님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진다. 순간'내가 물건 사 주는 것이 문제사항(problem)이었단 말인가?'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No problem'이 'You're welcome'대신 자주 쓰이는 말이기는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표적인 휴양지, 미국의 플로리다(Florida)에서도 어법 표현과 관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젊은 휴양객 하나가 친구에게 길에서 받은 음료수를 내보이며 'I got this for free'라고 말하면 누군가는 'for free?'하며 반문한다. 전치사 'for' 다음에는 명사가 와야 옳다. '공짜'의 뜻으로 쓰이는 관용구 'for free'가 일반적인 표현이 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도 문법적으로는 틀린 말이라는 것이다. '공짜', '값싸게' 등의 뜻으로 'for free' 혹은 'for cheap' 등의 표현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이에 'for nothing'이나 'for only ten dollars 등의 표현처럼 'for free'를 사용해도 된다고 재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전통파 원어민들은 이러한 주장에 여전히 수긍하지 않는다.
'How are you doing?'이라는 인사에 'I'm good'이라고 응답하면 오히려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 '잘 지내느냐'는 질문 중에는 'How are you?'가 있고 'How are you doing?'도 있는데, 후자의 경우라면 '나는 안녕하다'라는 뜻으로 'I'm well'이라고 대답해야 옳다. 'I'm good'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문법적으로 맞는 답변은 아니다. 정리하자면 사물의 상태가 좋다는 표현에는 'good'을, 사람의 상태가 좋다는 표현에는 'well'을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일부 미국인들은 말하는 태도를 문제로 삼을 때도 있다. 이는 어법의 오류가 아니라 말의 모양새가 오만할 때 흔히 나오는 반응이다. 'Yes, I can do that'이나 'We can do that' 등의 표현 대신 'I can do this'나 'We can do this'등과 같이 말하면 화자가 자기 중심으로 말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마치 'Let me put it this way'를 자주 사용하면 '나는 이렇게 본다'와 같은 어감을 주는 것과 흡사하다. 물론 어법도 중요하지만, 실전회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문법 이상의 중요성을 갖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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