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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물품 배달덕 재래시장 매출·분위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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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물품 배달덕 재래시장 매출·분위기 쑥~

입력
2012.09.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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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ㆍ재래시장 살리기 실험'에 나선 대학생들이 있다. 서울시립대 사회공헌 동아리 '사이프'(SIFE)다.

'사이프'는 이달 초 학교 주변에 있는 답십리동 현대시장과 연계해 '엠티(MT) 물품 장보기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엠티 때 필요한 물건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물품을 청량리역 등 출발지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상품을 내 놓은 지 3주도 채 안됐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종의 아이디어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지난주까지 200만원의 매출을 거뜬히 올렸으며, 이번 주말에도 6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프로젝트 팀장을 맡은 김민석(21ㆍ경영학부 2년)씨는 "시립대만 해도 엠티가 한 학기에 80회가 넘기 때문에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사이프'의 성과는 프로젝트 시행에 앞서 치밀한 사전 분석과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학생들이 엠티를 갈 때 주로 경춘선을 이용하고 출발역이 청량리역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서울 지역 대학생 120명을 상대로 실제 수요도 따졌다. 패키지 상품 목록은 MT를 다녀온 학생들로부터 거둬들인 영수증을 면밀하게 분석해 만들었다. 현대시장 인근에 있는 5개 대형마트를 돌며 가격 경쟁력도 따져봤는데, 재래시장에서 나오는 '사이프'의 상품이 10%나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정도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는데, 이게 맞아 떨어졌다.

학생들은 부지런히 발품을 팔기도 했다. MT패키지 판매 활성화를 위해 홍보 전단지 2,000여장을 만들어 서울 지역 26개 대학을 일일이 찾아다녔다. 현대MT몰(www.hdmtmall.com)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었으며, 최근엔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가세해 시장환경 개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시장 상인들은 '사이프'를 '효자'로 여기고 있다. 현대시장 상인회 총무 조병희씨는 "7월에 20~30대를 타깃으로 한 재래시장 전용 할인 쿠폰북 '에누리 나눔권'을 만들었는데'사이프'의 활동이 알려진 덕분인지 최근엔 10대까지 쿠폰을 들고 물건을 사러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서울시립대생들의 아이디어가 보물단지가 돼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웃었다.

현대시장 상인회장 정성관씨는 "학생들 도움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시장상인들도 힘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로 했다"며 "매출 증가 보다도 재래시장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게돼 기쁘다"고 말했다.

'사이프'는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 창출을 위해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 야유회 등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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