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독일 특허 본안 소송에서 이겼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양 사 홈그라운드인 한국과 미국 법정 판결 이후, 일본과 유럽 등 제3국에서 벌어졌던 특허 본안 소송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멀티터치 플래그' 기능과 관련해 제기했던 특허 침해 소송에서 비침해(침해없음) 판결을 내렸다. 멀티터치 플래그 기능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텍스트(내용)의 복사범위를 결정할 때 사용된다. 이번 소송은 지난해 6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던 총 6건의 상용특허 가운데 여섯 번째 건이다.
독일 만하임 법원은 첫 번째 안건이었던 잠금 해제 특허 침해 소송에서 무혐의 판결(2012년3월)로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고, 2~5번째 사안은 판정을 보류했다. 결국 애플의 공세는 독일 법원에서 모두 무위로 끝난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애플의 특허공세가 잘못된 것임을 확인해주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법정 보다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독일 판결이 주목 받았던 이유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정의 배심원 평결 이후 유럽 지역에서 나온 첫 번째 본안 소송 결과였기 때문이다. 제3국 법정에서 열리는 소송인 만큼 보다 객관적 결과가 기대됐으며, 이는 향후 특허대전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었다.
여기에 유럽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휴대폰 시장이어서, 이번 판결은 양 사의 매출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3.6%로, 애플(19%)에 두 배 이상 앞서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 결과가 앞으로 이어질 양 사의 다른 유럽 지역 소송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주지 않겠느냐"며 삼성전자의 우위를 조심스럽게 점쳤다. 현재 양 사는 전 세계 9개국에서 30여건의 특허 침해 소송으로 맞서 있는 상태다.
애플의 전략스마트폰 아이폰5는 이날 미국 호주 일본 홍콩 등 전 세계 9개국에서 1차로 동시 출시됐으나, 이런저런 잡음이 잇따랐다. 아이폰5에 탑재된 새로운 운영체제 iOS6는 스위스 연방철도에서 보유한 특허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또 다른 지적재산권 논란에 휩싸였다. 또 일본 오사카 매장 3곳에선 200여대의 아이폰5가 도난 당해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으며 파리의 애플 매장 직원들은 사측과의 근로조건 협상 결렬을 이유로 아이폰5 출시일에 맞춰 파업을 결정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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