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1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손님을 끌어다 몰아주는 호객꾼 역할을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받고 있다"며 "이것은 정당정치를 우롱하는 것이고 구태정치"라며 안 후보를 거세게 공격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감대책 상임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도 안 후보는 손님을 끌어다 놓고 박원순 당시 후보에게 슬쩍 넘기는 호객꾼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첫 걸음을 뗄 때까지만 해도 관망 모드이던 새누리당에서 이제 공세 쪽으로 전환하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이번 대선이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선거인데, 바람잡이 선거로 흐려놓으면 국가 자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안 후보는 분명히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총장을 지내면 4ㆍ11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선숙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안 후보 캠프의 중요한 자리를 맡았다"며 "(안 후보가) 착한 사람인척 하면서 선거꾼을 빌려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무경험, 무조직, 무책임을 자산으로 선전하는 후보나 5년 전 국정실패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후보들이 대선에 나오는 이 마당을 냉철히 바라보고 야권의 묻지마 짝짓기 정치쇼에 넘어가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강조했다.
황우여 대표도 이날 통합진보당 탈당파인 '새진보정당추진회의' 노회찬ㆍ조준호 공동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야권 연대 움직임 등을 겨냥해 "당끼리 야합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가 '박근혜_문재인_안철수 3자 회동'을 제안한 데에 대해 "출마선언 직전까지 안 후보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책경쟁을 제안한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며 "얄팍한 수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를 겨냥한 이 같은 여당 공세의 뒤편에선 "공세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박근혜 후보 측 한 핵심 관계자는 "3자 구도에서 우리가 앞장서 안 후보에게 날을 세울 필요는 없다"며 "'정책선거 결의' 등 박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선 협력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경쟁이 격화될 수 있는 만큼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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