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EBS 밤 11시)은 1982년 작 '블레이드 런너'와 함께 80년대의 걸작 SF영화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현란한 시각효과를 통해 현대 관료사회의 모순과 억압적 체제를 비판하는 미래형 판타지 영화이다. 테리 길리엄 감독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와 페데리코 펠리니의 영화 '8과 1/2'에 대한 오마주로 본 작품의 제목을 '1984와 2분의 1'로 지으려고 했다고 한다.
감독은 위트 넘치는 연출로 이 암울한 도시의 분위기를 그리고 있다. 서류작업 오류로 사람이 죽어나가도 군소리를 할 수 없고 사람의 목숨이 걸린 시급한 건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부서를 들락거리며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바로 옆에서 사람이 총으로 맞아 죽건, 폭탄이 터져 건물이 무너져 내리건 청소부는 무심하게 청소만 한다.
제목 '브라질'이 의미하는 것은 이 찌든 도시의 시민들이 바라는 이상향이자 영화의 주인공 샘이 꿈꾸는 욕망이자 도피처이다. 1985년 작. 원제 Brazil. 15세 이상.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