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 성추행이 최근 4년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예방ㆍ단속해야 할 경찰인력은 되레 줄어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지하철 성추행 범죄현황'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 6월 말까지 1~9호선, 중앙선, 분당선, 공항철도 등 수도권 지하철에서 발생한 성추행은 4,149건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에는 466건(462명 검거), 2009년 681건(678명), 2010년 1,208건(1,208명), 2011년 1,313건(1,293명)으로 4년 간 약 2.8배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는 481건이 발생하고 456명이 검거됐다. 직어별로는 회사원이 2,001명, 무직 793명, 학생 380명 순이다.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노선은 2호선이 2,075건로 가장 많고 1호선 856건, 4호선 521건, 7호선 184건 순이다.
그러나 지하철 성추행범을 잡는 전담 경찰인 지하철 경찰대 인원은 해마다 줄어 현재 103명에 불과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하철 경찰대는 2008년 109명, 2009년 114명, 2010년 119명, 2011년 104명, 올해는 103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마다 지하철 성추행 사건이 증가하고 있어 행정안전부에 인력 증원을 요청한 상황"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현직 경찰이 지하철 안에서 여성을 성추행 하다 현장에서 붙잡히는 일도 발생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20일 0시쯤 지하철 1호선 전동차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시내 한 경찰서 소속 A(57) 경위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전동차 안에서 반바지 차림의 B(18)양에게 "요즘 성폭행이 왜 자주 일어나는지 아느냐. 여자들이 유혹해서 그렇다"며 왼쪽 무릎 부위를 다섯 번 가량 손으로 만진 혐의다. B양이 수치심 느끼고 옆 칸으로 이동한 뒤 차량에서 내렸으나, A경위가 계속 따라오자 소리를 질렀고 이를 목격한 시민이 신고, A 경위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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