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사회학 창시자가 본 이데올로기의 근원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카를 만하임 지음
헝가리 태생의 카를 만하임(1893~1947)은 지식사회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연 사회학자다. 지식사회학은 사유란 추상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 요인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본다. 어떤 한 시대나 특정 사회 계층의 성향을 분석하는 것은 때마침 기세를 떨치는 어떤 이념이 아닌 그러한 상황을 만든 전반적인 사회 상태를 다룬다는 뜻이다. 만하임은 이데올로기와 지식이 계급적 이해에 따라 규정되고 달라진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그 외의 문화적, 사회적 요인을 강조했다. 대표작 에서는 정치 이념과 이상사회의 관계를 다룬다. 즉 무정부주의, 보수주의, 급진주의 등은 유토피아와 현 사회의 시간적 거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발생되는 이데올로기라는 이야기다. 1929년작으로 국내에서는 1970년대와 19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번역 출간됐으며 이번에 재출간됐다. 임석진 옮김. 김영사ㆍ632쪽ㆍ2만3,000원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증기기관 발명가는 와트? 원조는 그리스인!
세상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스티븐 버트먼 지음
인문학자인 스티븐 버트먼 교수는 고대문서와 신화, 유물 등을 통해 세상 모든 과학 분야의 최초 주인공들은 신화와 종교를 벗어나 인간의 지성을 추구하기 시작한 그리스인들이라고 주장한다. 그가 찾아낸 자료에 따르면 BC 1세기 그리스인 헤론이 증기로 공을 움직이게 하는 증기기관을 처음 만들었고,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톱니기계는 별자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최초의 천체 컴퓨터다. 저자는 수 많은 유물과 연구 자료를 통해 그리스인들의 과학적 상상력과 실존했던 기술의 흔적을 밝히고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간다. 그들이 만들어낸 공식이나 과학 이론을 고리타분하게 늘어놓기 보다는 그리스인들이 왜 이러한 생각을 시작하고 어떻게 발전시켰는지를 인문학자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박지훈 옮김. 예문ㆍ424쪽ㆍ1만6,500원.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1800만원으로 네 식구가 한 달간 유럽여행
가족과 함께 떠나는 유럽 배낭여행/이범구 등 지음
잘 다니던 신문사를 미련 없이 관두고, 초등학교에 다니던 두 아이를 결석시키고, 무작정 한 달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기자의 여행기다. 32박 34일.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다. 네 식구가 함께 움직이며 일정을 짜고 끼니를 해결하고 숙소를 잡느라 뭐 하나 쉬운 건 없었다. 퇴직금을 쪼갠 1,800만원으로 이 모든 것을 해결한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하루하루 쓴 돈을 꼼꼼히 적어놓아 비용을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미리 준비한 정보와 몸으로 겪으며 알게 된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낯선 곳을 여행하는 실전 팁을 배울 수 있다. 계획했던 코스와 실제 여행 코스를 비교해 놓아 가족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 이범구 등 지음ㆍ한울ㆍ200쪽ㆍ1만3,000원.
유상호기자 shy@hk.co.kr
박정희와 기시 노부스케를 통해 본 만주국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 강상중ㆍ현무암 지음
일본군 장교 다카키 마사오(高木正雄)로 전쟁시기를 보내다가 1960년대 한국의 대통령이 된 '독재자' 박정희. 태평양 전쟁 후 A급 전범에서 급기야 총리 자리에 올라 일본의 고도 성장을 주도한 '쇼와(昭和)의 요괴' 기시 노부스케. 두 인물의 뿌리에는 일본이 1932~1945년 중국 동북 지방에 세웠던 괴뢰정부 만주국이 있다. 박정희는 만주국 육군군관학교 2기 출신이고, 기시 노부스케는 만주국을 자신의 작품이라 칭했었다.
저자들은 군인 정치가 박정희와 관료 정치가 기시 노부스케를 중심에 두고, 이 두 사람을 통해 만주국의 역사와 유산을 찾는다. 만주국이 한국 일본에 준 영향에 주목한 점이 특이하다. 일본 고단샤(講談社)에서 출간한 <흥망의 세계사> 중 <대일본ㆍ만주제국의 유산> (2010)을 완역한 책이다. 이목 옮김. 책과함께ㆍ352쪽ㆍ1만7,000원. 대일본ㆍ만주제국의> 흥망의>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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