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일시위가 격화하면서 일본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 진출 일본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18일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35.62포인트(0.39%) 하락한 9,123.77로 마감됐다. 주가 하락은 중국에 진출한 일본계 기업들이 주도했다. 중국의 반일 시위대가 일본계 기업의 점포와 공장을 습격, 정상 영업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중국에서 운영중인 파스토리의 주가는 5.5% 하락했고 할인점 자스코를 운영하는 이온의 주가는 2.7%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반일시위가 길어지면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 시절 중국에서 발생한 반일시위로 중국 관련 일본 기업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중국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확대하고 희토류 등의 대일 수출을 중단할 경우 일본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의 불안은 안전통화로 인정받는 엔화의 약세를 불러오고 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센카쿠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 자동차업체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도요타ㆍ혼다ㆍ닛산 자동차 등의 중국 공장은 18일을 전후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조 후지오 도요타 회장이 이끄는 중일경제협회 대표단 175명은 22일 베이징을 방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자들을 면담할 계획이었으나 중국측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 방중 연기를 검토 중이다. 일본 경제의 위축이 중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내달 교섭을 시작하는 한중일 FTA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경제산업장관이 “중일관계가 대국적 관점에서 원활하게 해결될 것을 기대한다”며 FTA를 반일 시위와 연결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최종 결정이 정상회담에서 이뤄지는 만큼 중국 내 반일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FTA 교섭 개시가 사실상 불가능해 질 수 있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