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닉스(반도체)인수에 이어 첨단 미래산업인 전기자동차 배터리라인업까지 구축을 완료함에 따라 SK는 이동통신과 정유 유통 등 내수 의존형 사업포트폴리오에서 탈피, 글로벌 행보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18일 충남 서산산업단지에서 전기차 배터리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국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이 구축된 것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세번째이다.
서산공장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기초 소재(양극재 음극재)와 셀, 팩 등을 모두 생산하는 일괄 제조 시스템을 완비했다. 연간 생산 능력은 200MWh 정도로 20kWh급 순수전기차 1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 SK는 이미 2010년 대전에 연구소 격인 ‘SK이노베이션 글로벌테크놀로지’(100㎿h)를 준공한 상태여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총 300MWh로 늘어나게 됐다.
이로써 SK는 충북 증평의 리튬이온전지 분리막(LiBS) 생산공장과 함께 소재(증평)→연구개발(R&Dㆍ대전)→완제품(서산)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R&D가 중심인 대전공장이 시제품 생산에 주력했다면 서산공장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첫 대규모 양산 시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2004년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LiBS개발에 성공했고, 2009년에는 독일 다임러그룹 계열인 미쓰비시 후소사의 하이브리드 상용차에 장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 2010년 7월에는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첫 순수 전기차인 i10 블루온(Blue-On) 모델, 작년에는 기아차 레이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이에 따라 순수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등 현존하는 모든 범위의 전기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졌다.
SK는 내년에는 서산공장의 생산능력을 두 배로 끌어올리고, 2015년까지 전기차 15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3GWh 규모의 글로벌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또 지난 7월 계약을 체결한 독일의 자동차부품회사 콘티넨탈과 합작법인 설립을 연내 마무리지어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K의 전기차 배터리사업은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직접 주도했다. 최 부회장은 그 동안 “배터리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확실한 아이템”이라며 관련기술개발을 진두 지휘했고, 올 1월에는 수감 중임에도 “SK가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반드시 1등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자필편지를 임직원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서산공장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지에 양산체제를 구축해 2020년에는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