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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과 소비자가 외면하는 알뜰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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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장과 소비자가 외면하는 알뜰주유소

입력
2012.09.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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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시중 주유소보다 ℓ당 최대 100원 정도 싸게 판매하겠다는 취지에서 정부가 도입한 알뜰주유소가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값이 싸기는커녕 일반 주유소보다 비싼 곳도 있다. 당초 정부의 의도만큼 공급원가를 낮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석유공사는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로부터 시중가격보다 ℓ당 40원 가량 싼값에 석유를 사들여 알뜰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주유소의 경우 신용카드사와의 제휴할인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어 알뜰주유소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알뜰주유소들도 현재의 정부지원 수준으로는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고 볼멘소리다. 석유공급을 기존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공급단가가 더 이상 낮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 정유사가 자사 브랜드를 가진 주유소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지역 알뜰주유소 1호점이 휴업에 들어가는 등 경영난을 겪는 알뜰주유소가 늘고 있다. 따라서 알뜰주유소 업주들은 석유공급 선을 다변화하고, 해외 직수입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알뜰주유소 정책 때문에 일반 주유소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올해 7월까지 폐업 신고를 낸 전국 주유소 수가 17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24개)보다 40% 증가하는 등 주유소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때문에 알뜰주유소가 오히려 시장질서를 교란시킨 것이 아니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별로 혜택을 보지 못하는데 알뜰주유소나 일반주유소 모두 살아남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알뜰주유소는 조금이라도 싼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좋은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의지나 예상과 다르게 작동할 때가 많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오류를 수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정부는 720여 개에 달하는 알뜰주유소를 연말까지 1,000개로 늘리겠다지만 이는 과잉공급이다. 오히려 유류세의 부분 인하 등을 통해 가격을 조절하는 것이 정책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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