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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훔친 차 버리고 도주… 눈앞서 놓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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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훔친 차 버리고 도주… 눈앞서 놓친 경찰

입력
2012.09.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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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모(50)씨가 탈주 이후 2차례 이상 차량 등 절도 행각을 벌이고, 경찰 검문초소 직전에서 훔친 차량을 버리고 달아나는데도 경찰은 눈앞에서 놓쳤다. 탈주 과정에서부터 검거 과정까지 경찰의 총제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최씨는 탈주 이후 18시간30분여가 지난 17일 오후 11시27분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초현리 청도경찰서 한재경찰초소 쪽으로 훔친 승용차를 몰고 가다 초소 전방 200m 지점에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주변 도로를 차단하고 18일 오전부터 주변 산악지대에 헬기 1대와 수색견, 기동대 등 500여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지만 최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탈주 이후 최씨는 한동안 대구 동부경찰서 인근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17일 오후 4시44분에서 오후 10시 사이, 이 경찰서에서 1㎞가량 떨어진 대구 동구 신서동 김모(53)씨 집에서 승용차와 신용카드가 든 지갑 등을 훔쳐 달아났다.

최씨는 훔친 차량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청도IC로 빠져나온 뒤 근처 편의점에서 담배와 우유, 삼각김밥을 사고 주유소에서 12만원어치의 기름도 주유했다. 당시 그는 와이셔츠와 양복 차림이었던 점에 비춰 또 다른 곳에서 옷을 훔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도난된 김씨의 차량을 수배한 것은 17일 오후 11시8분. 이후 경찰은 청도 일대에서 검문검색을 강화, 검문소 5㎞ 전방에서 도난 차량으로 추정되는 승용차를 발견했지만 추적하는 데 실패했다. 최씨는 다시 국도를 이용해 밀양 방면으로 도주하다 청도경찰서 한재경찰초소에서 경광등이 번쩍이는 것을 보고 도로변 식당에 차를 세워놓고 달아났다. 경찰은 최씨가 인근 경부선 철길을 넘어 산 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 조사결과 최씨가 탈주할 당시 유치장 근무자 2명 중 1명은 책상에서 졸고 있었고, 다른 1명은 면회실에서 화상면회용 컴퓨터를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최씨가 배식구를 나와 창살 틈으로 빠져나간 시간이 3~4분에 불과하다면서도 CCTV 녹화영상을 여전히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최씨는 탈주 당시 웃옷을 벗고 몸에 세제를 바른 뒤 배식구와 창살 틈으로 빠져나갔으며, 모포를 말아놓아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청은 이날 서상훈 대구 동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후임에 이상탁 경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을 임명했다. 경찰은 최씨를 신고하는 사람에게는 3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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