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일차적인 고민은 선거대책위원회의 구성에 집중될 전망이다. 선대위의 면면을 통해 핵심 정책과 가치 등 '문재인 브랜드'의 실체를 보여줄 수 있고, 당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문 후보는 위원 인선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문 후보는 이미 선대위 구성 방향을 '용광로 선대위'로 제시했다. 일차적으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치유하겠다는 의지다. 한 측근 의원은 "이른바 '친노 프레임'을 벗어나 경선에서 경쟁했던 이들을 과감하게 중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내부에선 문 후보가 직접 손학규ㆍ김두관ㆍ정세균 후보를 만나 협력을 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경선 때 선대본부장을 지낸 이상민 의원은 "문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비해 우위에 있는 여러 요소 중 가장 첫째는 128명의 의원을 가진 민주당의 후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용광로 선대위는 시민사회까지 포괄함으로써 국민 참여형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 대표자를 영입해 선대위 전면에 배치하는 식의 외부 수혈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들이 정책개발과 선거대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나 문 후보 측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나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 등의 영입이 국민적 참여를 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내에선 문 후보가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넘어야 할 첫 고비로 이해찬 대표의 거취 문제를 꼽는 의견이 많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가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면서 당을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이 대표의 경험과 정치적 판단을 수용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경선 때 문 후보 캠프에서 맹활약한 인사들의 재배치 문제도 용광로 선대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다. 현재로선 캠프 조직의 골간을 유지하며 덩치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캠프 자체를 해체에 가깝게 재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히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노 인사들이 어느 자리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가 관심사다. '문재인의 3철'로 불리는 전해철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과 함께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김수현 전 환경부 차관, 김용익 의원 등은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참여정부 출신인 박남춘 박범계 전해철 김현 의원, 백원우 정동채 전 의원,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김경수 공보특보 등도 중용될 가능성이 크다.
현역 의원으로는 한명숙 노영민 우윤근 이상민 이목희 진선미 도종환 의원 등이, 국민의정부 출신 그룹에서는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한정 전 청와대 비서관,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대표적인 '문 후보의 사람들'로 꼽힌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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