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호 태풍 산바까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올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친 태풍은 7호 카눈, 14호 볼라벤, 15호 덴빈 등 4개. 한 해에 태풍이 4개씩이나 한반도를 찾은 것은 1962년 이후 딱 50년 만이다. 통상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한해 3개 정도다.
문제는 산바 이후에도 태풍이 추가로 한반도를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17일 "태풍의 주요 발원지인 북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여전히 높은데다 태풍 진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움직임도 유동적"이라며 "태풍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북태평양 부근의 해수면 온도는 28~30도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의 온도가 26도 이상일 때 열대 저압부가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 추가 태풍 발생 조건은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특히 북위 5~17도, 동경 138~160도 구간의 해수면 온도는 무려 30도에 육박해 평년보다 0.5~1도 가까이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쪽으로 줄기차게 태풍을 인도하고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추가 태풍의 상륙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가을이 됐음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지 않고 한반도 쪽으로 태풍 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태풍은 통상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를 타고 도는 특성이 있다. 이번에 3차례 연속 태풍을 맞은 것도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확률이 높다. 최근 30년 간 9월 하순 이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모두 11개로 1998년 제브, 1994년 세스, 1985년 브렌다 등 3개는 10월에 북상, 한반도에 피해를 입혔다. 태풍이 또 상륙하게 될 경우 1922년 이후 90년 만에 5개의 태풍을 맞게 된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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