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삼각주를 둘러싼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경제 협력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해진 가운데 북한과 중국이 나진항과 청진항을 비롯해 북한 북동부 항구 4, 5곳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北京)의 유력 소식통은 17일 “양국의 민간기업이 선봉, 나진, 청진, 김책, 단천, 흥남, 원산으로 이어지는 북한 북동부 항구 가운데 4, 5곳의 공동 개발에 나섰다는 사실이 중국을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나진항은 이미 양국의 경제특구로 공동 개발이 공식화한 상태며 청진항 역시 공동 개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중국 당국이 인정하고 있다”며 “추가로 항구 2, 3곳의 공동 개발에도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북한 북동부에서 나진항 외에 항구 개발에 나선 사실을 중국 당국자가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중국 연변일보는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의 민영 기업 옌볜하이화그룹(延邊海華集團)이 1일 평양에서 북한항만총회사와 정식 계약을 하고 청진항 해운항만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합작경영회사는 연간 물동량 처리능력이 700만톤인 청진항 3,4호 부두를 30년간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8년에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의 촹리(創立)그룹이 북한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북중 양국이 두만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경협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기존 물류망을 대신하기 위해 동해 출구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하는 중국과, 낙후한 경제를 성장시켜야 하는 북한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의 곡물과 자원을 인구와 공장이 밀집한 중국 중남부로 옮겨야 하는 상황인데 철도와 도로는 이미 포화상태이다. 따라서 동해 바닷길을 열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항구의 공동 개발이 북한 경제의 중국 종속을 가속화하고 이로 인해 남북관계가 설 자리를 뺏을 수 있다는 우려도 한편에서는 나오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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