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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유고 산문집 '세상에…'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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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유고 산문집 '세상에…' 출간

입력
2012.09.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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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씨의 유고 산문집 <세상에 예쁜 것> (마음산책 발행)이 나왔다. 작가의 생전에 책으로 묶지 않고 쓴 산문을 장녀 호원숙씨가 찾아내 2000년 이후 쓴 38편만 추렸다. 호씨는 전화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내가 필요한 곳에 다 갈 수는 없지만, 글보시는 한다'며 작은 잡지사, 사보 청탁도 다 들어주셨다"며 "원래 가족, 가까운 지인들끼리 읽으려다 어머니 글을 개인의 글이 아니라는 생각에 책으로 엮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신간에는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밝힌 자전적 고백(1부 '나는 왜 소설가인가')부터 일상 속 깨달음(2부'시간은 신이었을까'), 이 시대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3부 '세상을 지탱하는 힘'), 집과 자연에 대한 예찬(4부 '전원생활은 고요한가'), 그리운 사람들을 기리는 글(5부 '깊은 산속 옹달샘') 등이 담겨있다.

표제인 '세상에 예쁜 것'은 화가 김점선 씨로 추정되는 지인의 죽음에 관한 글이다. 평소와 다르게 눈물을 흘리며 약한 모습을 보이던 후배 화가가 침대 옆 잠든 손자의 발을 보며 은은한 미소를 머금었던 것. 작가는 당시의 감상을 '수명을 다하고 쓰려지려는 고목나무가 자신의 뿌리 근처에서 몽실몽실 돋는 새싹을 볼 수 있다면 그 고목나무는 스러지면서도 얼마나 행복할까. 병자도 지금 그런 위로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83쪽)고 전한다. 호씨는 "책에 유독 젊은 세대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많다. 노년에 이르러서 후손들에게 뭔가 좋은 얘기를 들려주려고 애를 쓴 흔적 같다"고 말했다.

작가가 생전 일일이 산문으로 다시 정리해 둔 독자와 나눈 대담, 작가가 되고 싶은 초등학생에게 쓴 편지, 손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 등도 실렸다. 작가가 마지막으로 쓴 산문은 법정스님을 회고한 글 '깊은 산속 옹달샘'이다. 이밖에 피천득 이병주 박경리 장영희 등 작고한 문인들에 대한 회고가 담겨 있다.

호씨는 "돌아가셨지만, 어머니 생신(10월 20일)을 앞두고 책이 나왔다. 이번 수요일에 가족, 지인들과 묘지에서 출판 기념 미사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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