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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 감독 아웃

입력
2012.09.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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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진(54) 넥센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넥센은 17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김시진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김성갑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역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어느 감독보다도 충격적인 뉴스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계약 기간이 10여개월 이상 남아 있던 상태에서 3월, 전격적으로 3년 동안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원 등 총 12억원에 계약을 연장한다며 신임했던 사령탑을 갑작스레 중도 하차 시켰기 때문이다.

후반기 들어 성적이 떨어지면서 수시로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계속했던 이장석 넥센 사장은 이날 오후 3시 목동구장으로 김시진 감독을 불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 2007년부터 김재박 감독에 이어 현대의 마지막 사령탑에 올랐던 김 감독은 이광환 감독이 잠시 부임했던 2008년을 제외하곤 2009년부터 올 시즌까지 4시즌 동안 넥센을 맡으면서 전폭적인 신임을 얻어 왔다. 김 감독도 2014년 우승을 목표로 올해와 내년까지는 4강 진입의 초석을 다지는 시기로 잡았다.

실제로 올 시즌 넥센은 전반기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3위로 마감했고, 4강에선 멀어졌지만 17일 현재 54승2무62패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약한 전력으로 선전하고 있는 건 사실이나 전반기 상승세에 가려 상대적으로 후반기 하락세가 구단 입장에서 탐탁지 않게 여겼을 수도 있다. 넥센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넥센이 당장 4강 전력이라고는 판단하지 않은 건 사실이나 김병현과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나름대로 욕심을 가지고 있었고, 전반기 선전에 확신을 가졌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넥센이 감독을 퇴진시킨 보통 다른 구단과 달리 자진 사퇴 형식도 아닌, 경질로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내용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 수년간 현금 트레이드 등 재정 악화에 시달렸던 구단이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구단 수뇌부는 올 시즌 초부터 현장의 운용에 직접 개입하기 시작했고, 코칭스태프 인선에서도 김 감독을 배제한 경우가 많았다.

조태룡 넥센 단장은 "올 시즌 마운드에선 나이트와 밴 헤켄, 타선에선 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등이 맹활약을 했음에도 과거 시즌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며 "팀 체질 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또 하나는 구단과의 갑작스런 마찰 가능성이다. 선동열 KIA 감독이 지난 2009년 삼성과 5년 재계약을 성사시킨 뒤 2010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내려 놓은 것처럼 성적과 무관한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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