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가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부산ㆍ경남(PK) 지역 민심'이 대선가도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문 후보와 함께 장외의 유력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고향도 부산이다. 따라서 대구ㆍ경북(TK) 출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두 명의 PK출신 야권 후보가 맞붙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어떤 식으로든 PK민심이 출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PK에서 66.7%,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9.9%의 득표율을 각각 보였다. 2007년 대선 PK득표율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57.9%,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13.5%였다. 이전 대선까지만 해도 PK민심은 대체적으로 영남권으로 한데 묶였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10일 실시한 조사에서 PK에서 새누리당 박 후보와 안 원장은 각각 50.7%, 41.4%를 기록, 격차가 불과 9.3%포인트에 불과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 간 양자대결에선 각각 48.3%와 38.8%로 나타났다.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가 지난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지역 지지율이 박 후보 57.5%, 안 원장 35.9%였다. 두 여론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두 역대 대선보다 여야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현저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신공항 무산에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가뜩이나 PK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산 출신 야권 후보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하게 되면 부산 민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대별로는 40대 표심의 향방이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4ㆍ11 총선 당시 40대 유권자는 882만여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에 달했다.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큰 비율이다. 결국 진보ㆍ보수 어느 쪽에 치우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이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대선 향배가 결정될 수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의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누가 승리하느냐도 이번 대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동할 것 같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인신공격성 정보가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후보들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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