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해리 왕자가 배속된 아프가니스탄 군 기지가 공격 당해 미 해병대 병사 2명이 사망했다. 왕자는 무사했다. 아프간 반정부 무장세력 탈레반은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독한 영화 '순진한 무슬림'에 대한 보복이라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의 고위 지휘관은 해리 왕자가 공격 표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탈레반은 해리 왕자가 아프간에 파견되자 그를 비롯한 영국군 병사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 배스티언 기지를 노린 이 공격은 14일 오후 10시15분께 시작됐다. 총과 로켓포를 갖춘 무장세력은 미국ㆍ영국 공군이 공동으로 쓰는 활주로로 들어와 공격했다. 다음날 아침까지 이어진 교전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측 미군 2명이 숨졌으며 무장세력도 18명이 사살됐다. 무장세력은 미 군복을 입고 위장해있었다.
영국군은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해리 왕자의 파견 기간을 단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영국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4개월 간의 아파치 헬기 조종사 임무 수행을 위해 6일 배스티언 기지에 전격 파견됐다. 그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에서 나체 파티를 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유출되는 소동을 빚은 지 보름 만으로 악화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왕실의 조치로 해석됐다.
한편 아프간 남부에서는 15일 영국군 2명, 16일 NATO군 4명이 각각 아프간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다. 아프간 군경에 잠입한 반군의 공격을 뜻하는 내부자 공격으로 올 들어 최소 51명의 NATO군이 사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