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최용수(39) 감독은 '수중전(水中戰)'과 인연이 깊다. 감독대행 첫 데뷔전 무대였던 지난해 4월3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도 비가 왔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2-1 역전승을 거둬 사령탑 데뷔전을 장식했다. 당시 양복을 입고 펼친 최 감독의 화끈한 수중전 세리머니도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최 감독은 16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가 열린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자 "비가 오는 날에 승률이 높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울은 2011년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수중전에서 3승4무2패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안익수 부산 감독도 "그 동안 부산에 비가 계속 내렸다. 자연스럽게 수중전에 대한 적응력을 높였다"라며 맞섰다.
관심을 끌었던 수중전에서 서울이 웃었다. 서울은 이날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그룹A 경기에서 '데몰리션 콤비' 데얀과 몰리나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부산 원정 경기에서 9경기(6무3패) 동안 승수를 챙기지 못했던 징크스도 훌훌 털어냈다. 리그 3연승을 달린 서울은 20승7무4패(승점67)로 선두를 굳게 지켰다. 반면 부산은 홈 5경기 연속 무득점 부진에 허덕였다.
데얀과 몰리나를 앞세운 서울은 초반부터 경기를 리드해 나갔다. 전반 8분 선제골이 터졌다.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리고 쇄도한 데얀은 몰리나의 킬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골키퍼 전상욱의 손에 맞고 흐른 공은 골문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서울은 여세를 몰아 추가골을 노렸지만 상대의 육탄 수비에 걸려 전반을 1-0으로 마쳤다.
데얀은 후반 7분 에스쿠데로의 패스를 받아 오버헤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후반 26분에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맞았다. 역습 상황에서 최태욱이 아디에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전상욱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던 서울은 후반 33분 몰리나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포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제주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전북 현대가 팀의 '차포'격인 이동국과 에닝요를 빼고도 제주를 1-0으로 제압했다. 후반 9분 새 용병 레오나르도가 결승골을 넣었다. 18승(8무5패)째를 챙긴 전북은 서울에 이어 2위를 지켰다.
부산=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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