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별세한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천성산 '통일교 청평성지'는 13일 짙은 운무에 싸여 평온한 모습이었다. '지상천국'을 건설하겠다는 문 총재의 구상에 따라 조성된 이곳은 연 80만명이 찾는 통일교 성지이다.
빈소가 있는 청심평화월드센터 앞에는 비가 부슬부슬 오는 가운데에도 세계 각국에서 찾아 온 참배객들이 100m 이상 늘어서 있다. 이들은 빈소 입구에 마련된 전자방명록에 '베풀면서 살아가겠다'는 등의 글을 남긴 뒤 백합과 장미꽃을 문 총재 초상화 앞에 헌화했다.
두살배기 딸을 업고 조문 온 일본인 이와타 마사에(31ㆍ여)씨는 서툰 한국말로 "문 총재의 유지를 받들어 세계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화(聖和ㆍ장례)위원장인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이 흰 한복차림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500만평에 이르는 부지에는 청심평화월드센터(실내체육관)와 시신이 안치된 천정궁(통일교 기념박물관), 천주청평수련원(기도원)과 청심국제병원(197병상), 청심신학대학원대, 청심국제중ㆍ고교, 청심유치원ㆍ어린이집, 청심국제청소년수련원, 청심빌리지(실버타운) 등이 있다.
청심평화월드센터는 통일교가 성지로 조성해 지난 3월 22일 문을 연 국내 최대의 실내 복합문화시설. 지하 3층, 지상 4층에 연건평 8만2,800㎡ 규모로 2만5,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공연 스포츠 전시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예술ㆍ체육ㆍ체험교육 프로그램이 가능하다. 지난 3월 24일에는 문 총재 주례로 2,500쌍의 합동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2', M.net의 '슈퍼투어 2012' 등의 촬영장소로 빌려주는 등 일반에게 대관도 해주고 있다.
청심평화월드센터와 문 총재가 모셔진 천정궁에는 참배객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11대가 하루 종일 분주히 오갔다. 문 총재의 친견이 50명 단위로 허용되다 보니 장시간 기다려야 한다. 참배객들과 함께 천성산 중턱에 위치한 천정궁으로 향했다. 꼬불꼬불 외길을 따라 2㎞가량 버스를 타고 가 내려 굽이진 산길을 다시 500m쯤 걸어가니 미국 국회의사당처럼 보이는 천정궁이 보인다.
70명씩 나뉜 참배객들은 검색대를 거쳐 문 총재가 모셔진 3층 대접견실에서 친견을 하고 있다. 이날 청평성지에는 국회의원과 각계 인사 등 2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조문을 받기 시작한 6일부터 8일 동안 13만여명의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15일 거행되는 문 총재 장례식인 '문선명 천지인참부모 천주성화식(天宙聖和式)'에는 알프레드 모이유 전 알바니아대통령 등 세계 각국 전ㆍ현직 수반과 부통령, 국회의원 등 지도자 340여명 등 모두 3만5,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15일 오전 10시 성화식 후 문 총재는 천성산에서 영면한다.
가평=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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