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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고려대 구로병원 영양팀이 제안한 '집에서 쉽게 만드는 저염 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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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고려대 구로병원 영양팀이 제안한 '집에서 쉽게 만드는 저염 식단'

입력
2012.09.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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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게 먹지 말라고들 한다. 소금이 몸 속에 너무 많이 들어가면 염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 혈액에 많은 수분이 들어가 혈압이 올라가고 신장에도 부담이 된다. 그런데 막상 요리하자니 뭘 어떻게 해야 덜 짜게 먹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무작정 소금 안 쓰자니 맛이 없다. 소금 덜 넣고도 맛있게 먹는 방법 어디 없을까.

어른 남성 한 명이 하루 세 끼 식사로 섭취해야 하는 적당한 열량은 1,900㎉, 단백질은 80g, 염분(NaCl)은 5g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영양팀이 이를 기준으로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저염식단을 제안했다. 한번 따라 해보면 나트륨을 어떻게 줄이는지 감 잡을 수 있다. 그런 다음 가족 수나 즐겨먹는 메뉴, 건강상태 등에 따라 식단을 조금씩 변형해서 우리 가족만의 저염식사 노하우를 만들어보자.

음식의 간은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싱겁다 싶은 느낌만으로 조리하기보다 실제로 먹는 염분 양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30~50대 한국 남성이 하루에 먹는 나트륨(Na)은 평균 약 6,621㎎이다.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하는 최대량(2,000mg)의 3배가 넘는다. 나트륨 섭취량을 2,000㎎으로 줄이려면 음식으로 먹는 염분(소금, NaCl)이 하루 5g을 넘으면 안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식재료에는 원래 자연상태에서도 염분이 들어 있다. 1인분의 하루치 식재료에 대략 1g의 염분이 있다고 치면 조리할 때 넣는 염분은 4g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결국 염분 4g을 하루 동안 먹는 국이나 반찬에 고루 나눠 넣으면 된다. 한 끼에 4, 5가지 국이나 반찬을 먹는다면 각각을 조리할 때 0.3g씩을 넣는 것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영양팀 김민영 영양사는 "모든 반찬이 싱겁게 느껴져 먹기 불편하다면 한끼에 허용되는 소금 양(1.2~1.4g)을 한두 가지 반찬에 몰아 넣고 나머지엔 넣지 않도록 식단을 구성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싱거운 맛이 너무 익숙지 않으면 한두 가지 반찬이라도 간을 느끼며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국물에는 보통 염분이 많이 녹아 있다. 그래서 국을 먹는 느낌은 나지만 염분이 없는 숭늉이 저염식단엔 안성맞춤이다. 나물을 볶을 때는 참기름을 넉넉히 두르는 게 좋다. 참기름 특유의 고소한 향 덕분에 싱거움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소금에 절여 담그는 김치 대용인 저염물김치는 마늘, 생강, 고춧가루를 자루에 넣어 우려낸 물과 배, 사과를 믹서에 갈아 만든 즙을 썰어둔 무와 배추, 당근 등에 넣어주면 된다.

국을 끓일 때는 다시마와 멸치 등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 우려내고, 소금은 국이 식은 다음 넣는 게 좋다. 뜨거울 때 넣으면 소금 양에 비해 느껴지는 짠맛이 약하기 때문에 자꾸 더 넣게 된다. 싱겁다 싶으면 들깨를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지는 말아야 한다. 부침이나 튀김은 고소한 향이 살아 염분이 적어도 맛있다. 아예 소금을 쓰지 않고 겨자를 넣은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것도 괜찮다.

닭안심살 양념장은 고추장과 고춧가루에 사과를 갈아 섞고 파와 마늘, 생강을 다져 넣어 매콤하게 만든다. 매콤한 맛과 신맛, 단맛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염분이 적어도 맛있게 조리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교수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대신 식초, 고추, 후추 등으로 맛을 내보길 권한다"며 "밥을 제외하면 간을 안 하는 음식이 거의 없으니 가장 효과적인 저염 식사는 반찬을 적게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싱거운 반찬이라도 많이 먹을수록 염분 섭취는 증가한다"며 과식하지 말 것도 함께 권했다.

생선은 조림보다 구이로 먹을 때 염분 섭취가 더 적다. 소금을 뿌리지 않고 굽거나 식물성기름에 튀기는 것도 좋다. 허브를 뿌려 오븐에 넣어 구우면 향이 잘 배어 간장 안 찍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생선조림이나 육류찜은 국물을 바짝 졸일수록 정해진 양의 소금이 재료에 많이 스며들기 때문에 맛이 좋다.

절이지 않은 오이에 매콤새콤한 맛을 내는 소를 넣어 소박이를 만들면 염분 섭취량이 한결 줄어든다. 설탕, 식초, 배즙, 사과즙을 깍둑썰기 한 무와 당근, 오이에 넣고 버무린 초절이까지 곁들이면 김치 없이도 허전하지 않다. 박 교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감자, 콩 등도 저염식단의 좋은 재료"라며 "이런 재료에 들어 있는 칼슘이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소금기를 머금고 있는 해조류는 좀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미역이나 파래는 조리 전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고, 김은 소금 뿌리지 말고 들기름이나 참기름만 발라 굽는다. 필요한 간은 식사 바로 전에 하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는 센스다. 같은 양의 소금이라도 짠맛을 좀더 느낄 수 있어서다. 김 영양사는 "사람의 입맛은 음식에 적응하기 때문에 처음엔 저염식단의 맛이 좀 덜하더라도 익숙해지면 싱겁게 느껴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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