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즌이다. 서류전형이야 공들여 만들어온 '스펙'에 맡긴다 치지만, 면접 준비는 쉽지 않다. 표정부터 옷, 헤어스타일까지도 자잘하게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머리가 빠지는 남성들의 고민은 깊다. 그래서 모발이식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식 수술을 결정할 땐 자신에게 맞는 방법과 머리 모양을 세심하게 상담 받아야 한다. 드림헤어라인의원(드림모발이식센터) 박영호 원장은 "집도의의 의술뿐 아니라 디자인감각에 따라 결과가 천지차이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상담 전 알면 도움이 될 모발이식의 기본에 대해 박 원장의 조언을 들었다.
반 이상 가늘어진 머리엔 약 무효
요즘엔 약이 좋아 머리카락 빠지는 걸 미리 막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건 탈모가 아직 많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탈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눈에 띄게 나타나는 증상은 바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것이다. 머리카락이 원래 굵기의 절반 정도 가늘어진 상태라면 약으로 회복시켜 더 이상 가늘어지는 걸 방지할 수 있다. 이보다 더 가늘어졌다면 안타깝게도 약 복용만으로는 개선이 어렵다. 또 모공이 위축되면서 모낭이 떨어져 나간 경우에도 약이 작용하지 못한다. 이럴 때 모발이식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모발이식은 환자 본인의 머리에서 머리카락이 비교적 많이 남아 있는 부위의 모낭을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두피를 자르느냐(절개식) 안 자르느냐(비절개식)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절개식은 머리뼈(두개골)를 싸고 있는 근막 바로 위까지 두피를 자른다. 그곳에 모낭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필요한 모발의 수만큼 두피를 들어낸 다음 거기서 모낭을 하나하나 분리한다. 이 모낭을 저온(영상 4도 안팎) 상태로 유지해뒀다가 이식할 부위에 차례로 끼워 넣는 것이다.
남성들에게 가장 흔한 엠(M)자형 탈모라면 절개식 수술은 의료진 6, 7명이 진행할 경우 보통 2시간 반~3시간이 걸린다. 이식할 부위의 넓이나 모발 수에 따라 다르지만, 비용은 대략 400만~600만원 정도로 보면 된다. 한번에 많은 양의 모발을 이식할 수 있으나, 두피의 절개 부위에 상처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뽑고 심기까지 최대 5시간 안에
비교적 이식할 모발이 적거나 흉터가 꺼려진다면 비절개식 수술이 가능하다. 두피에 구멍을 내는 펀치 같은 기구를 이용해 모낭을 하나씩 뽑은 다음 이식할 부위에 옮겨 심는 방식이다. 모낭 1,500개를 비절개식으로 이식하는데 보통 4~5시간이 걸린다. 이보다 많은 양을 이식하려면 수술을 이틀에 걸쳐 해야 한다. 모낭 뽑고 심기를 적어도 5시간 안에 하지 않으면 모낭을 제대로 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뽑은 모낭은 심기 전까지 공기 중에 노출돼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액과 산소를 원활히 공급받지 못해 심은 뒤에 두피 속에 잘 정착하지 못한다. 이식할 장기가 최대한 빨리 환자의 몸에 들어가야 부작용이 덜한 것과 마찬가지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같은 수의 모낭을 이식해도 비용이 절개식의 2배 가까이 된다는 게 비절개식의 단점이다. 그래서 요즘은 절개식과 비절개식을 부위에 따라 적절히 혼용하는 수술도 있다.
사실 모발이식술의 수술과정 자체는 다른 외과수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다. 그러나 어떤 모낭을 골라 어디에 배치하는지에 따라 수술 후 헤어스타일은 크게 달라진다. 박 원장은 "예를 들어 머리카락이 하나인 모낭과 둘인 모낭이 있는데, 이들을 어떻게 나눠 심느냐가 세밀한 노하우"라며 "M자형 탈모는 싱글 모낭 위주로 심어야 잘 심어지고 모양도 자연스러우며, 환자에 따라 더블 모낭을 쪼개 심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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