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농업,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만나 도시는 생기를 찾고 인간은 더 즐거워진다. 시내 한복판에 양봉장이 생기고, 건물 옥상마다 채소들이 자란다. EBS '하나뿐인 지구'는 14일 밤 11시 10분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 없는 다양한 도시농업의 현장을 소개한다.
도시 대부분의 땅은 콘크리트로 뒤덮였다. 낮에 볕을 받은 지표면은 밤이 돼도 식을 줄 모르고 도시 한복판에 뜨거운 지역, '열섬'을 만든다. 갈수록 더 뜨거워져만 가는 도시를 구하기 위해서는 녹지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게다가 채소를 손수 키워 안전하게 먹는다는 의미도 각별하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는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주민들의 사랑방이 됐고, 카이스트의 텃밭은 연구원들의 스트레스 해소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화문 서울시청 별관. 올 봄부터 이곳 옥상은 양봉장이 됐다. 서울 도심에서 양봉이 가능할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올해 첫 수확은 무려 40ℓ였다.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도심 속이지만 날아드는 꿀벌을 통해 아직은 도시가 생태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서 도시농업은 새로운 교육의 장이다. 과천의 관문초등학교에서는 지금 특별한 농업 수업이 진행 중이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식물을 직접 심고 기르며 번식과정을 관찰한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몸에 좋은 채소를 얻기 위해 천연 살충제인 난황유를 손수 만들어 뿌리기도 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자연을 알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농업과 친해지는 것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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