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를 두 축으로 하는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 논란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박근혜 후보가 직접 1주일새 두 번이나 중재성 언급을 했음에도 둘 다 한치 양보도 없다. 경제민주화 해법을 놓고 두 세력간의 당내 주도권 다툼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박 후보가 어떤 식으로 교통정리에 나설 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원내대표와의 경제민주화 관련 입장 차를 묻는 질문에 "나는 그 사람 얘기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그 사람이 기본적으로 경제민주화가 정체불명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하고 내 생각이 같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의원이 상당수 있다고 본다"면서 "박 후보가 믿음을 갖고 해 나가면 그 사람들도 순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강공은 이 원내대표의 공세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5일 예산 당정회의에서 "요즘 정치판이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니 포퓰리즘 경쟁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래서 기업의 의욕이 떨어지고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포문을 연 바 있다.
두 사람의 첨예한 대립에 박 후보는 "두 사람이 차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본다. 열정이지만 너무 혼란스럽게 비치면 안 된다"(5일 지방언론사 오찬간담회) "두 분과 얘기를 다 나눠봤는데 생각이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10일 라디오 인터뷰)며 경고 섞인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뭐 당내화합 등등 이런 차원을 생각했기 때문에 일단 그런 식으로 발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여기에 당내 대기업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간의 이견이 노출되는 등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금산분리 강화 방안을 매듭짓던 11일 여의도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쏟아진 게 대표적이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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